혹시 세수를 하거나 양치질을 할 때, 얼굴 한쪽에 갑자기 전기가 통하듯 찌릿한 통증이 스쳐 지나간 적 있으신가요? 치과에 가서 이를 치료하고 신경치료까지 받았는데도 그 통증이 그대로 남아 있다면, 치아 문제가 아니라 삼차신경통일 수 있어요.
이번 글은 『시니어 건강 백서 (통증편)』 12편이에요. 얼굴 한쪽에 오는 극심한 통증이 왜 치통과 헷갈리는지, 그리고 언제 신경과·신경외과를 찾아야 하는지 시니어와 보호자 눈높이에서 차분히 정리했어요. 괜히 멀쩡한 이를 뽑는 실수를 막는 데 도움이 되면 좋겠어요.

삼차신경통이 뭔가요? — 얼굴 감각을 맡은 신경이 눌릴 때
삼차신경통은 얼굴 감각을 담당하는 삼차신경(제5뇌신경)이 자극을 받아, 얼굴 한쪽에 전기가 통하는 듯한 극심한 통증이 발작적으로 나타나는 병이에요. 워낙 통증이 심해서 "사람이 겪을 수 있는 가장 심한 통증 중 하나"로 꼽히기도 해요.
삼차신경은 이름 그대로 세 갈래로 나뉘어요. 제1분지는 이마·눈, 제2분지는 뺨·윗잇몸, 제3분지는 아래턱·아랫잇몸 감각을 맡아요. 그중 뺨과 잇몸, 아래턱 쪽(제2·3분지)에 통증이 잘 생기다 보니 치통으로 오해하기 쉬운 거예요. (서울대학교병원 의학정보)
원인은 대부분 혈관 압박이에요. 90% 이상이 삼차신경이 뇌혈관에 눌리면서 신경을 감싼 껍질(수초)이 손상되어 생긴다고 알려져 있어요. 나머지는 뇌종양, 뇌동맥류, 염증, 외상 등이 원인이 되기도 해요. (대한의사협회지 논문)
시니어와 여성에게 더 흔해요 (국내 통계)
국내 첫 전국 규모 역학 연구(한국통증학회지, 2021)를 보면, 삼차신경통은 결코 드문 병이 아니에요. 국내 환자 수가 2014년 4만 2,096명에서 2018년 5만 1,403명으로 꾸준히 늘었어요.
- 유병률: 인구 10만 명당 2014년 82.11명 → 2018년 100.26명으로, 4년 사이 약 22% 증가했어요.
- 성비: 여성이 남성보다 약 2배 많아요(약 2.14 대 1).
- 가장 흔한 연령대: 남녀 모두 51~59세에서 유병률이 가장 높았어요.
정확한 이유는 아직 연구 중이지만, 국내외 자료 모두 50세 이후·여성에게 더 흔하다는 점이 일치해요. 그래서 중년 이후 시니어라면 얼굴 통증을 그냥 넘기지 않는 게 좋아요. (한국통증학회지, 2021)
치통과 헷갈리기 쉬운 이유, 그리고 감별 4가지
가장 조심해야 할 부분이 바로 이거예요. 통증이 뺨·잇몸·아래턱 쪽에 오다 보니 많은 분들이 먼저 치과를 찾아요. 그런데 충치치료, 신경치료, 심지어 발치(이 뽑기)까지 했는데도 통증이 그대로 남는 경우가 있어요.
전문의들은 이렇게 조언해요. "충치·신경 치료 후에도 얼굴 통증이 계속되면 삼차신경통을 의심하고 신경과 진료를 받으라"고요. 멀쩡한 이를 뽑는 안타까운 일을 막으려면 이 신호를 기억해두는 게 좋아요. (메디파나뉴스 전문의 인터뷰)

삼차신경통을 시사하는 단서는 크게 4가지예요.
- 한쪽만 — 통증이 얼굴 양쪽이 아니라 한쪽에서만 나타나요.
- 순간적 — 전기 쇼크처럼 찌릿하고 순간적으로 왔다가 사라지길 반복해요. 한 번의 발작은 대개 수 초에서 2~3분 정도로, 발작과 발작 사이에는 통증이 없어요.
- 사소한 자극으로 유발 — 세수, 양치질, 면도, 말하기, 음식 씹기, 찬바람, 얼굴을 살짝 만지는 것만으로도 극심한 통증이 터져 나와요.
- 치아 원인이 안 나옴 — 치과 검사에서 뚜렷한 치아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요.
참고로 치통은 대개 지속적으로 욱신거리고 원인이 되는 치아가 있는 반면, 삼차신경통은 순간적으로 찌르는 통증이 사소한 자극으로 반복된다는 점이 달라요. (서울대학교병원, 메디파나뉴스)
이런 신호가 있으면 MRI가 필요해요 (위험신호)
삼차신경통 환자의 약 15%는 다발성경화증이나 뇌의 특정 부위 종양 같은 다른 병이 원인인 이차성 삼차신경통이라고 보고돼요. 다발성경화증 환자의 2~5%에서 삼차신경통이 동반되기도 해요. (대한의사협회지 논문)
그래서 아래와 같은 위험신호가 있으면 뇌 MRI 같은 정밀검사가 필요할 수 있어요.
- 얼굴 감각이 둔해지거나 마비가 함께 올 때
- 통증이 양쪽 얼굴에 나타날 때 (보통은 한쪽만이에요)
- 젊은 나이에 발병했을 때
- 통증 외에 다른 신경학적 이상이 함께 있을 때
너무 겁부터 낼 필요는 없어요. 다만 이런 신호가 보이면 "그냥 신경통이겠지" 하고 넘기지 말고, 원인을 정확히 확인하기 위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게 중요하다는 뜻이에요. (서울대학교병원, MSD 매뉴얼)
진단과 치료는 어떻게 하나요? (약·수술 개요)
진단은 환자의 통증 양상, 즉 임상 증상을 바탕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그리고 혈관 압박·종양·다발성경화증 같은 이차성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 뇌 MRI/MRA를 함께 시행하기도 해요.

1차 치료는 약물이에요. 항경련제인 카바마제핀이 대표적인 1차 약물로, 문헌상 상당수에서 의미 있는 통증 조절 효과를 보인다고 보고돼요. 다만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고, 장기 복용 시 피부발진·백혈구 감소·간기능 이상 같은 부작용을 살펴야 해서 정기 혈액검사를 함께 해요. 어떤 약을 얼마나 쓸지는 반드시 전문의가 결정해요. (대한의사협회지 논문, 서울대학교병원)
한 가지 알아두면 좋은 점은, 삼차신경통은 신경에서 비롯된 통증이라 타이레놀 같은 일반 진통제 반응이 약한 경우가 많다는 거예요. 그래서 진통제로 혼자 버티기보다 전문의 진료를 받는 게 중요해요.
약으로 조절이 잘 안 되거나 부작용이 크면 시술·수술을 고려해요. 대표적인 것이 원인 혈관을 신경에서 떼어내 압박을 풀어주는 미세혈관감압술(MVD)이에요. 이 밖에 감마나이프 방사선수술, 고주파열응고술, 신경차단 등이 있어요. 각 치료의 효과·재발·합병증은 개인과 병원마다 달라서, 어떤 방법이 나에게 맞는지는 나이·건강 상태를 고려해 전문의와 상담해 결정하는 게 맞아요. (대한의사협회지 논문, 세브란스병원 신경외과)
시니어를 위한 생활 관리 팁
치료와 함께 일상에서 자극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어요.
- 찬바람 조심: 통증을 유발하는 세수·양치·씹기를 완전히 피할 순 없지만, 찬바람에 얼굴을 직접 노출하지 않도록 마스크나 목도리로 보호하면 좋아요.
- 스트레스·피로 관리: 신체적·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 긴장이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어서 충분한 휴식과 컨디션 관리가 도움이 돼요.
- 약은 임의로 조절 금지: 항경련제를 복용 중이라면 정기 혈액검사로 부작용을 살피고, 스스로 약을 끊거나 용량을 바꾸지 말고 전문의 지시를 따라요.
- 식사·양치 자극 줄이기: 씹을 때 아프면 부드러운 음식으로 조절하고, 미지근한 물을 쓰는 등 자극을 줄이면서 구강 위생은 유지해요. (서울대학교병원)
마무리 — 얼굴 한쪽 찌릿함, 이 뽑기 전에 신경과부터
정리하면, 삼차신경통은 얼굴 한쪽에 전기충격 같은 통증이 순간적으로 반복되는 병이고, 세수·양치·찬바람 같은 사소한 자극으로 터진다는 게 큰 특징이에요. 치통과 헷갈려 이를 뽑아도 통증이 남는다면, 신경과·신경외과 진료를 꼭 받아보세요.
혹시 부모님이나 배우자가 얼굴 한쪽 통증으로 치과를 오래 다니고 있다면, 오늘 내용을 한번 떠올려 주세요. 도움이 되셨다면 댓글과 공감 남겨주시고, 주변 시니어분들께도 공유해 주시면 좋겠어요.
다음 13편에서는 온몸 여기저기가 쑤시고 아픈 「섬유근육통」을 다룰게요. 이 시리즈에서 계속 만나요.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특정 제품·성분이 질병을 진단·치료·예방한다는 의미가 아니며, 효과에는 개인차가 있습니다. 복용·시술 전 의사·약사 등 전문가와 상담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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